선거철이 다가오면 출근길 풍경이 달라진다. 주요 교차로와 기차역, 버스 정류장 앞에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어깨띠를 두른 채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정치 후보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바쁜 발걸음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이제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 가운데에는 이미 지역에서 공직을 맡고 있는 현역 단체장이나 도의원·시의원도 있고,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새로운 얼굴들도 있다. 서로의 이력과 경력은 다르지만, 시민의 눈에 비치는 한 가지 공통된 모습이 있다. 평소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선거철이 되어서야 갑자기 시민들 앞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역민들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지역사회를 바라보는지 충분히 알기 어렵다. 그들이 정말로 지역을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인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시민들은 후보자들이 스스로 밝힌 이력과 공약 속에서 작은 희망의 단서를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약속과 공약은 때로 비누거품처럼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행 가능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말들은 시간이 지나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실을 강조하고 사랑을 말해도, 그것을 증명할 행동과 시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그 진정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묻고 싶다. 선거철 아침마다 얼굴도 모른 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연거푸 인사를 하는 그 모습 속에서, 과연 지역민들은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출근길 인사가 단순히 얼굴을 알리기 위한 행위에 그친다면, 그들의 노력은 결국 절반의 의미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거창한 말이 아니다.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증거, 그리고 사랑이라는 말을 공감할 수 있는 행동이다. 정치인은 선거 때만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시민과 함께 숨 쉬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는 결국 시민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출근길에 나누는 짧은 인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에 시민과 얼마나 가까이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시민이 후보자를 판단하고 그 진실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선거철 며칠이 아니라 일상의 긴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이제는 정치 문화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출근길 인사가 단지 의례적인 풍경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보다 먼저, 평소 시민과 정치의 거리를 좁히려는 진심 어린 소통이 이어질 때 비로소 그 인사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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