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남 목포의 한 병설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중 특수교육 대상 유아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교사에게 모든 책임이 집중되는 우리나라 현장체험학습 법·제도의 문제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남교사노동조합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는 한편, 교사 개인에게 법적 책임이 전가되는 관행을 구조적·제도적 실패로 규정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고 이후 현행 법·제도는 안전 인력·지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현장을 담당한 교사에게 법적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로 남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사들은 체험학습 자체를 ‘위험 부담’으로 인식하게 됐으며, 이는 체험학습의 위축과 학생 교육 기회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특히 체험학습 안전 지원 범위 확대 △안전 보조 인력 기준 명확화, 교사의 의견이 반영되는 의사결정 구조 마련, 교육활동 중 책임은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이 지도록 법·제도 정비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체험학습과 같은 교육 활동의 안전과 법적 책임을 다루는 사례가 있다.
영국의 경우 학교가 교육부 지침에 따라 교육 방문(educational visits)을 계획·운영할 때 리스크 평가와 안전계획을 철저히 준비하고 책임을 분명히 한다. 체험학습과 같은 활동은 교사의 주도 아래 운영되지만, 법적으로는 학교가 전체적인 안전 의무( duty of care )를 지는 주체로 간주되며, 위험이 높은 활동은 학교 경영진 승인과 세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학교 정책과 행정 체계 안에서 관리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도 체험학습과 필드트립(field trip) 사고와 관련해 법률적 책임은 복잡하지만, 학교나 교육기관이 ‘합리적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주체가 되는 체계다. 주·교육구는 감독 기준과 성인 대 학생 비율, 위험성 평가 등의 안전 관리 책임을 지며, 교사는 활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와 지침을 따르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교사 개인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는 판례는 드물며, 법적 책임은 학교 기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외 사례는 현장 교육활동이 단독 교사의 책임이 아니라 체계적 안전 관리와 기관 중심의 법적 책임 분배를 전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우리 교육 현장의 논쟁과 비교할 만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남교사노동조합을 비롯한 교원 단체들은 국내 제도 개선을 통해 교사가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법·제도의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사고 대응 체계와 안전 인력 지원 기준, 교육활동 중 책임 소재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교육 당국이 체험학습 추진 과정에서 교사의 의견을 반영하는 민주적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학생의 안전과 교육 기회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이 법적 부담과 위험 부담으로만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개선 요구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