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다문화가족 지원,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확대…“이제는 맞춤형 정책 필요”
목포시의회가 다문화가족에 대한 보육·교육 지원 대상을 아동에서 청소년까지 확대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의 범위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다만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달리 학교생활과 또래관계, 정체성 형성 등에서 새로운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지원 대상 확대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맞춤형인 지원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목포시의회는 제408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안하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목포시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현행 조례에서 다문화가족 구성원인 아동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던 보육·교육 지원 범위를 청소년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다문화가족지원협의회 위원 구성과 관련해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른 양성평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정비했다.
안하늘 의원은 조례 개정 취지에 대해 “현행 「목포시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 제4조제8호에는 다문화가족 구성원인 아동의 보육·교육 지원으로만 명시돼 있어 지원 대상을 청소년까지 확대하고, 제5조제2항의 다문화가족지원협의회 위원 구성 시 「양성평등기본법」을 준수하여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이 교육과 사회생활에서 소외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기반을 강화하고자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정책이 실질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 개정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아동기에 집중됐던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을 청소년기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원 대상의 연령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다문화가족 청소년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해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다문화가족 청소년은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보기 어렵다. 부모의 출신 국가와 언어, 종교와 문화, 한국에서의 거주 기간, 가정 내 사용 언어, 부모의 한국어 능력,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결혼이민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의 다문화가족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가족이 늘면서 이러한 차이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 등 출신 지역에 따라 언어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주해 온 가족들도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다문화가족 정책은 단순히 ‘다문화’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 동일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기의 학교 적응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어린 아동의 경우 학교생활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학업 성취뿐 아니라 친구 관계와 자아정체성, 진로 선택 등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학업 수준과 사회적 관계가 복잡해지면 학교생활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거나 교육으로부터 점차 멀어지는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목포시의 다문화가족 청소년 정책도 단순한 학습비나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넘어 학교 안팎을 연결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학교와 목포시, 다문화가족지원기관 등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학업 중단이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 전에 상담과 교육, 부모 지원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언어 지원 역시 청소년의 성장 단계에 맞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의 한국어 학습과 청소년기의 학업 한국어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교과서를 이해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교과 학습과 연계한 언어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중요하다. 자녀가 한국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부모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부모가 한국어와 교육제도에 익숙하지 않아 자녀의 학업과 진로를 지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 개인뿐 아니라 부모의 교육 역량까지 함께 높이는 가족 단위의 접근이 요구된다.
문화적 차이를 문제의 원인으로만 바라보는 접근도 경계해야 한다. 다문화가족 청소년이 자신의 출신 문화와 부모의 문화를 부정하거나 숨기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인정하면서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또래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정책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진로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기에 학교생활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단순히 언어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대한 정보 부족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족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과 직업체험, 대학 진학 및 직업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체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조례 개정의 다음 단계는 ‘누구를 지원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로 정책의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지원 대상이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확대됐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청소년이라는 연령대 역시 결코 동일한 집단이 아니다. 같은 다문화가족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출신 국가와 성장 환경, 한국어 능력, 가족관계, 학업 수준, 경제적 환경에 따라 필요한 지원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목포시가 향후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을 추진하면서 청소년의 학교 적응 실태와 교육 중단 위험, 언어와 문화적 어려움, 진로와 정서적 지원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이번 조례 개정의 의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문화가족 정책의 목표는 단순히 ‘지원받는 사람’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이 자신이 가진 문화적 배경을 존중받으면서도 목포라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교육과 진로에서 다른 청소년들과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이 연령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촘촘한 정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