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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교육위원회 초등학교 1,2학년 오후 3시 하교 방안에 반발 교사노조가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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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가 초등학교 1·2학년의 교육시간을 늘려 오후 3시 무렵 하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명분은 돌봄 공백 해소다. 그러나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어린아이들의 정규 교육시간부터 늘리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정책의 출발점은 “부모가 몇 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 나이의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가”여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아직 성장과 발달이 진행 중인 시기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뛰어놀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스스로 생각하고, 휴식하는 시간 역시 교육의 일부다. 그런데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이유로 모든 저학년 학생의 학교 체류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린다면 학교는 교육기관에서 사실상 장시간 아동을 맡아두는 공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
실제로 교사들의 반대 목소리는 매우 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초등 1·2학년 담임 경험 교사 4,6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7.7%가 교육시간 확대가 저학년 학생의 학습·정서·신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학생 조사에서도 1·2학년 학생의 65.5%가 6·7교시까지 수업하면 “너무 오래 해서 힘들고 지칠 것 같다”고 답했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의 교육 흐름이다. 교육 선진국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무조건 더 많은 시간을 공부시키는 것을 교육의 질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핀란드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하루 수업을 최대 5교시로 제한하고 있으며, 국가 교육과정은 학습뿐 아니라 놀이·탐구·신체활동과 학생의 행복과 안전을 학교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초등학교의 의무교육을 주당 24시간으로 운영하며, 하루 교육시간을 최대 5시간 3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초등교육의 기본 방향을 읽기·쓰기·수학 등 기초학습과 함께 예체능, 신체활동, 세계에 대한 탐구가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하고 있다.
물론 외국의 제도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시사점은 있다. 어린아이의 교육은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더 일찍, 더 많이, 더 오래 공부시키는 것을 교육의 미덕처럼 생각해왔다. 그 결과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교육 경쟁이 시작되고, 학교에 들어간 뒤에는 방과후학교와 돌봄, 학원까지 이어지는 긴 학습 일정이 아이들을 기다린다. 이제는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때다.
돌봄 공백은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교육시간을 늘려 학교가 돌봄의 책임까지 떠안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공적 돌봄체계를 확대하고, 부모가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노동시간 단축과 육아·가족돌봄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물어야 한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교에 더 있어야 하느냐”가 아니라
“너는 지금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가”라고 물어야 한다. 교육은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아이를 붙잡아 두는 제도가 아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사회적 약속이다.
돌봄의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기 위해 초등 저학년의 교육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늘리는 것은 교육의 목적과 수단을 뒤바꾼 정책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 교육이 더 많은 공부시간을 확보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공부와 놀이,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교육으로 방향을 바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