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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려오는 다국적 해양쓰레기,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감당 못 한다
신안군, 연평균 3,900톤 수거에 국비 지원 요청…“해양쓰레기 국가 전담체계 마련해야”
기사입력: 2026/09/03 [08:46]   ⓒ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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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식

▲ 신안군 임자면 해안에 몰려든 해양쓰레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과 광활한 해양면적을 보유한 신안군이 바다를 통해 끊임없이 밀려드는 다국적 해양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사실상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고 있지만, 그 규모와 피해를 고려하면 더 이상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국가적 환경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안군은 최근 5년간 관내 도서와 연안에서 발생하거나 유입된 해양쓰레기 약 1만9천여 톤을 수거·처리했다. 연평균으로는 약 3,900톤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추정한 전국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 약 14만5천 톤의 3%에 해당한다. 한 개 기초지자체가 전국 해양쓰레기의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물량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안군의 문제는 단순한 생활환경 정비 차원을 넘어선다. 바다를 통해 유입되는 다국적 해양쓰레기는 국경을 구분하지 않고 해류와 바람을 따라 섬과 연안으로 밀려든다. 지자체가 발생 원인을 통제할 수도 없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비용과 책임까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구조는 지방재정과 행정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해양쓰레기가 어민들의 생계와 해양생태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폐어구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가 양식장으로 유입될 경우 양식시설을 훼손하고 양식 중인 어류와 패류의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어민들에게 해양쓰레기는 단순히 보기 싫은 쓰레기가 아니라 생업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피해 요인이다.

 

갯벌과 해안의 바위틈에 쌓인 쓰레기는 해양생물의 서식환경도 훼손한다. 작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쓰레기로 뒤덮이면 먹이사슬과 서식환경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해양생태계의 균형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양쓰레기 문제를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행정’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어민의 생존 문제이자 해양생태계를 보전해야 하는 국가적 환경정책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지난 8월 24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조국혁신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다국적 해양폐기물 수거·처리 사업’을 주요 현안으로 건의하고 연간 100억 원씩 5년간 총 500억 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8월 3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신안·영광·진도 지역 해양쓰레기의 90.4%가 다국적 해양쓰레기로 조사된 사례를 언급하며, 다국적 해양폐기물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지역에 대한 별도의 국비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안군은 앞으로 국회와 중앙부처에 국비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동시에 드론과 위성 등을 활용해 해양쓰레기의 유입 현황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국비 지원의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성 신안군수는 “신안군은 수많은 섬과 긴 해안선을 보유한 지역 특성상 다국적 해양폐기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국회와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해양쓰레기가 특정 지역에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라면 그 수거와 처리의 책임을 지자체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특히 다국적 해양쓰레기는 지방정부가 발생 원인을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지원해야 할 사안이다.

 

장기적으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양쓰레기 수거·처리와 유입 경로 조사, 국제적 대응, 해양생태계 피해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해양쓰레기 국가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바다는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물이 아니다. 해양환경 역시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에서 발생하고 바다를 따라 이동하는 쓰레기의 피해를 섬과 연안지역 주민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해양환경 보전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안군의 국비 지원 요청은 단순히 한 지자체의 예산을 늘려달라는 요구로만 볼 일이 아니다. 해양쓰레기 문제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치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바다를 지키는 책임까지 지방정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제 해양쓰레기는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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