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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미래기술]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인가?
미국발 법제화로 촉발된 글로벌 디지탈화폐 패권경쟁… 민간 주도의 통화 실험, 기회인가 위기인가
기사입력: 2025/07/28 [09:20]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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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ㆍ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김태수ㆍ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최근 원화(KRW)기반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 등 실물자산의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암호화 토큰(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발행코인)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국제적으로 불을 지핀 쪽은 미국이다. 지난 6월 17일 미국 상원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통과시킨데 이어 하원의회도 한달 뒤인 7월 17일 이 법안을 포함, 가상 자산 관련 3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통화형 자산’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발행과 준비금 요건, 자금세탁방지 기준 등을 연방 수준에서 명문화한 최초의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회 통과 다음날인 7월 18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집권 6개월을 맞는 트럼프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이처럼 적극적인 이유는 디지털화폐시대에 국제적 달러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담보금으로 사용되는 국채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국가재정력 건전화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그동안 가상화폐 시장이 확장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국제적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에 많은 국가들이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는 2019년의 스위스, 2022년의 일본, 2023년의 싱가포르, 2024년의 아랍에미리트, 2023년 유럽연합, 2025년의 홍콩 등이 포함된다. 또 영국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들이 추가 개발 및 구현을 위한 프레임워크(기본구조)를 제안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본화, 유동성, 보호예수, 상환, 공개 및 자금세탁 방지, 테러자금조달 금지 등에 대한 다양한 규칙을 포함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은 AI와 웹3기술로 금융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가 높아지고 있고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금융거래 편의를 반영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가 변동하는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의 가치와 연동된 특징은 편리한 국제디지털화폐로서 교환 및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유용성을 갖는다.

 

특히 달러중심의 기존화폐 국제송금이 보통 1~3 영업일, 심지어 10일 이상까지 걸리는데 비해 스테이블코인은 늦어도 몇분, 빠르면 1초 이내 전세계 어느나라와도 무통장거래가 가능해 국제금융이용에 혁명이라 할 만하다. 또 송금이체수수료도 큰 차이가 난다.

 

많은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주로 미국 달러)가 기반이 되며 중앙화된다. 여기에는 USDT, USDC, TUSD, BUSD가 포함된다. 그리고 금, 석유 등 상품 담보 스테이블 코인,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알고리즘 기반 비담보, 상층화 스테이블코인 등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모든 거래의 원장으로 작용하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인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교환된다. 거래 실행에 대한 상호신뢰는 누구나 조회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된 블록체인 구조 자체에 의해 보장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암호자산의 거래, 상품 및 서비스의 거래, 현지 통화불안에 대한 보완재, 그리고 국경간 편리한 송금에 사용된다. 투자자들은 현금보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해 가상자산 투자 포지션에 진입하고 빠져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특히 국경을 초월한 초간편 화폐로 사용되면서 은행계좌가 없는 외국인구로부터 은행에 새로운 현금을 유입시키면서 예금 증가와 통화정책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스테이블코인은 국제적 안전장치 취약성으로 발행자가 토큰의 상환요청을 정해진 가격으로 이행할 의사가 없거나 능력이 없을 수 있다. 또 자금 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에 이용되면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대중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이 증가하면 제도권 은행예금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우려된다. 그외 미국 재무부 증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압도적으로 많아 유통중인 토큰들 사이에서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총 시가총액은 2500억 달러(약 350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트럼프정부가 미국발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열면서 이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테더(USDT 62.1%)와 서클(USDC 24.6%)이다. 홍콩에 본부를 둔 테더(USDT)는 수많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어 스테이블코인 중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 1달러=1테더의 고정가치로 관리된다. USDT는 오랜 기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지만, 발행사와 준비금 투명성 논란, 그리고 중국계 자본과의 연관성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은 서클의 USDC이다. 서클은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USDC와 유로화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EURC 발행사이다. USDC는 미국 내 규제환경을 충족하면서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스테이블 코인 산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USDC와 서클이 가장 큰 수혜주로 부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제 스테이블 코인은 더 이상 변방의 실험적 자산이 아니라 전통 금융과 세계 디지털 경제를 연결하는 가교이자, 미래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관련 업계도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제도화에 시동을 건 만큼 우리도 관련 법안마련 등 제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관련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이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등 관련법안을 국회에 출원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결론이 조만간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대체 통화의 주도권 경쟁의 발판이 될 수 있어 정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은행권과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업체들이 가장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중 최근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2차 실험 사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할 채비를 더욱 서두르는 분위기다. 최근 케이비(KB)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금융지주·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카카오뱅크·케이(K)뱅크 등이 줄줄이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에 나섰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그동안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발행을 민간회사도 한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돼 그 도입시기와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이득을 보면, 블록체인을 이용해 통화거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과 결제가 편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발행의 담보물인 국채 수요를 늘게 해 재정적자로 인한 재정적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부작용을 단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민간회사가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중앙은행의 통화량 조절 능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통화 대체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약화할 수 있다. 지금은 환전 수수료가 비싸서 국내에서 달러로 결제, 보유하는 통화대체가 크지 않다. 그러나 내국인이 원화대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할 경우 통화 대체로 인해 한국은행이 통화량 조절에 실패하면서 통화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도 우려된다. 민간회사가 담당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시중 유동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이 우려되며 이는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켜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 금융부실 증가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는 경우 중앙은행은 최종 대부자로서 금융위기를 막고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으로 금융소비자의 손실을 책임진다. 그러나 민간회사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는 부실 증가와 신뢰도 하락으로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이 발생할 수 있다.

 

자본유출 증가나 불법적 거래에 사용되는 것도 문제다. 또 블록체인의 특성상 하드월렛(인터넷 분리형 전자지갑)에 들어가는 순간 금융당국의 실명거래 감시는 쉽지 않다. 또한 외환과 달리 사전적 자본유출 규제를 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스테이블코인은 이득도 많으나 손실 또한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우려를 지속 제기하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회를 터주는데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 및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거나 기술 오류 및 관련 범죄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의 교환이 가속화돼 자본유출 관리가 약화되고 통화정책 유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해외송금·지급결제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원화예금의 대체재가 될 수 있고 더구나 코인에 이자를 주면 은행의 원화예금 기반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강력한 반대 때문에 당분간 비금융권의 민간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참여가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와 빠른 정착은 이제 피할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미 미국을 필두로한 국가간 디지털화폐 패권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늦어질 경우 한국이 빠르게 발전하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 김태수ㆍ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김태수(중부대학교 겸임교수/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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