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록 전남지사가 18일 기자회견서 전남의대 유치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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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을 방문 ‘민생토론’서 밝힌 전남의대 설치와 관련 결단을 하지 못하고 동‧서 주민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지역 의대가 꼭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목포와 순천 주민이 서로 원하고 있는 만큼 특정지역을 도지사가 결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두 대학의 통합이 전제되는 통합의대 유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김영록 지사의 이런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동‧서 주민 어느 곳에서도 욕을 먹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도지사라는 정치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면서 결정하기 힘든 것을 결정하라고 도민들이 선거로 뽑아 준 것을 망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남지역 의대 유치는 광주가 전남에서 분리되면서 전남도내에 국립의대가 한 곳도 없는 것을 고려 34년 전부터 목포대학과 전남서남권 정치인들이 주도해서 시작했다. 이후 30년이 지난 2020년부터 순천대가 갑자기 의대를 유치하겠다며 나섰고, 이로 인해 의대 유치는 전남동‧서 갈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부각됐다.
특히 전남서남권인 목포는 선거 때만 되면 지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해서 국회의원들이 목포의대를 유치하겠다는 것을 공약(公約)으로 내세우며 의대 유치를 약속했지만, 지난 34년의 세월동안 공(公)약은 달성되지 못하고, 공(空)약만 난발되면서 지금까지 정치적 책략으로 의대 유치가 사용되는 문제를 만들었다.
더구나 목포는 민주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우리나라 정치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곳 출신 입지가 큰 정치인들이 다수가 있었지만, 목포의대 유치는 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노무현, 문재인 2명의 전직 대통령을 민주당에서 더 배출했지만, 목포 정치인들은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아 목포의대 유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자신들의 눈앞의 정치적 손실만 따지면서 34년이란 한 세대가 바뀔 수 있는 시간만 허비한 것이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평가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남을 방문 의대를 어디에 허용할 것인지를 결정하지 않았고, 전남도로 그 공을 넘겼다. 이에 전남도 김영록 도지사 또한, 의대문제를 결단하지 못하고 통합의대라는 명분 쌓기 기자회견으로 의대가 유치될 곳을 역시 도민들에게 미뤘다.
김영록 지사는 18일 기자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느 대학에다 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히 것을 거론하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전남의대 유치는 통합의대를 중심으로 추진하겠다”며 “대통령이 부처와 논의 된 것이 아니라서 부처 입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건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김영록 지사는 목포대도 아니고 순천대도 아닌 통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만약 김영록 지사 안대로 진행될 경우 의대 운영에 큰 문제점이 드러난 다. 의대는 다른 전공과 달리 실습을 할 수 있는 병원이 필수라서 의대와 병원이 한 곳에 있어야만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는 목포에 일부는 순천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의대로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도 김영록 지사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각각의 총장이 서로 학교의 운영을 책임지는 통합대를 만들어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을 밝힌 것이다. 즉 이 말의 의미는 지금 목포대와 순천대가 약대 정원을 서로 분배해서 나눠서 가르치는 것처럼 의대 또한 두 대학이 일정 비율로 나눠서 약대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약대와 의대 특성이 다른 것을 고려할 때 의대 운영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수들에게도 학습 분위기를 저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남서부권 주민들은 오늘 김영록 지사 기자회견에 대해 “30년 앞서 유치 의대 유치를 시작한 목포대가 아닌 통합의대 유치 주장은 사실상 순천과 나누겠다는 것이 아니냐?”며 “김 지사의 발표는 처음부터 벼를 재배하고, 쌀로 빻아 밥까지 지어났는데 아무에게나 숟가락만 들고 와서 밥을 먹게 하는 것과 다름 없는 어이없는 결정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