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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숫자는 모르지만 우린 행복할 수 있어…지적장애 부부의 특별한 결혼
“오빠 사랑해요~”,“나~도”…지적장애 2급 박종신·3급 이옥자 씨의 사랑 이야기
기사입력: 2019/06/07 [08:58]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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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희

 

▲ 사진=지난달 31일 지적장애를 가진 신랑과 신부가 목포 호텔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 윤서희

 
[와이드뉴스=목포] 윤서희= 글과 숫자도 몰라 돈을 셈할 줄 모르고, 오랜 지병으로 시간 맞춰 약을 먹고,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적장애 부부의 사랑의 결혼식이 열려 화제다.

 

 지난달 31일 목포 샹그리아호텔 행사장 “오빠 사랑해요~”, “나~도”어눌한 말로 여자가 먼저 사랑한다는 말에 이어서 남자 역시 정확한 발음을 못하지만,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답이 오간다.

 

이날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박종신 씨와 이옥자 씨의 결혼식이 열린 날이다. 소박했지만, 어느 결혼식 못지않은 축하객들의 화려한 축하를 받으며 이날 결혼식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신랑인 박종신 씨는 지적장애 2급이고, 신부 이옥자 씨 역시 지적장애 3급 두 사람이 이날 결혼식까지 올리게 되는 사랑 이야기는 일반 사람과 다르지 않은 애틋함과 지한 감동이 있었다.

 

신랑 박종신 씨는 전남 영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었고, 신부 이옥자 씨는 전남 신안 장애인거주시설(원장 무공스님)에 거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모임에서 우연히 첫 만남을 가졌고, 순수하고 활달한 신부 옥자 씨에게 마음이 뺏긴 신랑 박종신 씨가 옥자 씨 거주 시설을 찾아오며 서로가 사랑의 싹을 틔웠다.  

 

박종신 씨의 방문에 답례로 이옥자 씨가 영광을 방문하자, 박종신 씨는 기다렸다는 듯 사랑의 증표인 커플반지를 선물했고, 두 사람은 결혼이란 행복한 꿈을 꾸면서 앞날을 기약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의 깊이가 깊어지는 만큼 주변 사람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신부 이옥자 씨를 돌보고 있는 거주시설 원장 무공스님과 신랑 박종신 씨 후견인은 종신 씨와 옥자 씨가 스스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데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로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결혼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면서 결혼식을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면서 서로가 사랑을 이어가는 것을 오랜 시간 지켜봤고, 결국 이날 결혼식까지 올리게 된 것이다. 

 

이날의 결혼식 비용도 무공스님이 지원했다. 무공스님은 지금까지 손수건과 고무신에 직접 그림을 그려 판매한 수익금으로 시설 운영과 원생들의 특별활동에 대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신랑과 산부는 서로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는 처리라 한 집에서 둘이만 살지 못한다. 특히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신부 옥자 씨는 늘 옆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은 현재 일주일 단위로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적응해 갈 계획이다. 

 

결혼식 축하를 위해 참석했던 목포한국병원 강철수 원장은 “지적장애우들의 사랑과 그 결실을 축하한다.”며 “장애가 있든 없든 사람의 마음은 다 같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주위에 널리 퍼져 더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기뻐했다. 

 

신부 옥자 씨를 돌보고 있는 신안장애인거주시설 원장 무공스님은 “천사 같은 마음의 옥자 씨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모습이 기쁘다”며“지적장애를 가지는 이들도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공스님은 이어 “일주일 간격으로 영광과 신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두 사람을 돌 볼 것이다.”며 “옥자 씨 건강을 항상 걱정하며 종신 씨가 잘 챙겨 평행 행복하게 살았으며 좋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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