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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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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사에 속아 시집 온 베트남 여인의 국적 취득 눈물
지체장애 1급 남편 한 달 5만 원 생활비-결혼 2년 후 이혼 국적 취득도 안 돼
기사입력: 2019/03/29 [11:02]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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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 지난 26일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다문화 어린이집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는 누엔티 두엔 씨     © 강효근

 

지난해부터 필자는 6번의 베트남 방문을 통해 3500km를 이동하며 베트남 남쪽 끝 까마우부터 북쪽 소수민족이 사는 사파까지 베트남 곳곳을 다니면서 베트남 여성들의 한국 남자와의 결혼 실태를 취재했다.

 

취재 과정서 충격적인 사실도 알았지만,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대다수 건전한 가정의 피해를 고려 모든 것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통적인 것은 바로 불성실한 일부 결혼정보사의 속임수 결혼이었다.

 

특히 이번에 만난 광주광역시에 사는 누엔티 두엔(32세) 씨 역시 결혼정보사에 속아 지체장애1급 남편에게 시집와서 결혼 생활 2년 만에 시댁의 핍박을 못 이기고, 결국 이혼을 했지만, 아직도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채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누엔티 두엔 씨가 한국 남편을 만난 것은 지난 2006년 5월 자신의 고향 베트남 긴양이었다. 당시 한국의 결혼정보사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며 자신보다 6살 위인 한국 남자 박 모(38세) 씨를 주선했고, 이들은 만난 지 이틀 만에 긴양에서 양가 가족들만 참석한 채 허술한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은 먼저 출국 후 누엔티 두엔 씨는 두 달 후인 지난 2006년 7월 한국에 입국했다. 

 

누엔티 두엔 씨가 결혼할 당시 그녀의 아버지는 많은 빚(당시 한국 돈 1500만 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후였다.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한 생활을 이어 오던 그녀의 가족 중 자신만 유일하게 중학교를 졸업했고, 언니 둘과 여동생은 지독한 가난으로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한 상태였다.

 

따라서 그녀는 한국 남편을 만나면 자신의 친정 가난이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꿈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한국 입국 한 달 만에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더구나 시댁 부모님이 그녀에게 준 돈은 한 달에 5만 원이 전부로 화장품은 고사하고, 옷도 시어머니가 입었던 옷을 입으면서 베트남에서보다 더 힘든 생활을 했다.

 

사실 그녀는 결혼 초 자신의 남편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았다. 단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말을 하지 않는 줄 알았다. 더구나 결혼정보사도 남편이 지체장애1급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도 않았다. 결혼정보사가 해준 것은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은 사람들을 단 한 번 만나게 해서 바로 그 이튿날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으로 입국시킨 것이 전부였다.

 

더구나 더 놀라운 건 결혼정보사가 자신의 친정에 줄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이다. 결혼정보사는 자신의 시부모에게는 베트남 여행비용과 결혼식 비용 외 500만 원을 자신의 친정에 주겠다며 받아가 놓고, 자신의 친정에는 결혼식이 끝난 후 25만 원만 줬다.

 

이러한 사실을 시부모에게서 듣게 된 것은 한국 입국 6개월 후였다. 누엔티 두엔 씨는 결혼 초 자신의 남편이 정상적이지 못한 것을 알았지만, 6개월 동안은 시부모와 별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남편의 정상적인 성생활 불능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는 애가 생기지 않자 이때부터 시부모의 핍박은 시작됐다.

 

한국 입국 후 6개월이 넘어서자 시댁 부모님들의 핍박이 시작됐다. 그 핍박은 점점 심해지고, 특히 시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시고 와서 “애를 낳지 않으면 결혼식 비용도 모두 돌려받고, 베트남으로 다시 보내겠다”며 협박이 잦았다.

 

이런 과정에서 결혼정보사가 자신의 친정에 줄 돈 500만 원을 가로챈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런 핍박 속에서 그녀는 2년의 세월을 보냈고, 돈을 벌기 위해 지난 2008년 5월경 하남공단에 있는 공장에서 일했지만, 처음 받은 돈 70만 원마저 시어머니가 뺏어가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 번째 월급 90만 원을 받고 시댁에서 벗어났다.

 

이후 지난 2014년 11월 변호사 비용 520만 원을 들여 이혼 소송을 시작해서 거의 1년 만인 2015년 10월경 이혼소송에 승소 현재 이혼한 상태다. 그러나 그녀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그녀가 국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베트남 친정을 다녀오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하지만. 그녀는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지난 8년 동안 엄마가 아프고 가족이 보고 싶어도 친정에도 못 갔다.

 

그녀는 이제 비록 속아서 한국으로 시집왔지만 당당히 한국 사람으로 살고 싶어 국적 취득을 위해 시댁과 결혼정보사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녀를 속이면서 결혼을 주선한 결혼정보사나 지체장애1급 아들과 2년을 살게 한 그녀의 시댁 어느 곳도 그녀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증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 희망으로 그녀가 결혼 초 시댁의 핍박을 피해 머물렀던 긴급여성센터(1366)나 다누리콜센터 그리고 경찰 112의 기록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 기관들마저 보관기간 소멸로 자료가 남지 않았다. 이제 그녀는 광주이주여성지원센터(소장 정미선)의 도움으로 다시 어렵게 모은 돈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 국적 취득을 위한 눈물겨운 투쟁을 하고 있다. 그녀의 국적 취득이 하루 빨리 되어서 당당한 한국 사람으로 보고 싶은 베트남 친정을 다녀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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