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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건,사고
해경 간부, 해경청 상대 사상 초유 2억 원 민사소송 제기
사건 무마 압력 거부 후 억울한 파면—2년여 법정 소송 승소
해경청, 파면 당시 법과 내규 어겨가며 강행…당시 고위층 개입 의혹도
기사입력: 2017/12/18 [22:22]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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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 사진=정진헌 경위 파면취소를 결정했던 광주고등법원     © 강효근

 

본지의 단독 보도(본지 2013년 11월 1일 자 사회면 ‘해경 간부, 사건 무마 압력 거부해 표적 징계로 “파면당했다” 주장제기 ’)로 세상에 알려졌던 억울한 해경이 해경청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2억 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를 제기한 정진헌 경위는 지난 2013년 창원해경서 근무 당시 사건 무마 청탁을 거부한 후 비리 경찰관으로 몰려 목포해경서로 발령을 받아 광역함인 1006함에서 근무 중 지난 2013년 9월 24일 목포해경서 보통징계위원회에 회부돼 파면처분과 함께 징계부가금 422만 원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후 정진헌 경위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안전행정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의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이에 다시 광주지방법원에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 파면 후 2년여 만에 해경에 복귀할 수 있었다.

 

정진헌 경위는 지난 1990년 해양경찰에 순경으로 입문 2012년 3월 1일 경위로 승진 후 2013년 8월 5일경 창원해양경찰서 신항파출소 용원출장소에 근무하던 중 관내 낚싯배가 면세유를 불법으로 사용해서 해상준설공사에 사람을 불법으로 실어 나르는 것을 보고 이를 검거했다.

 

정진헌 경위의 수난은 이때부터 이어졌다. 정진헌 경위가 낚싯배 선장을 검거하자 이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토착세력으로 힘을 과시했던 낚싯배 선장이 그동안의 인맥을 동원 해양경찰 고위층에게 연락 정진헌 경위에게 사건 무마를 부탁하는 전화 압력이 가해졌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특히 당시 직속 상관이었던 파출소장 김 모 경감은 “니가 그 배를 안 봐주고 거기서 계속 근무할 수 있겠냐? 나도 지금 이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많은 사람이 전화를 해서 미치겠다”며 “너도 사람이다 보니 세상 살다 보면 약점이 있고, 할 건데 너 그거 안 봐주고 거기서 언제까지 근무 잘 하는지 한 번 두고 보자, 이거 안 봐주면 절대 안 된다. 큰일 난다”라며 정 경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진헌 경위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지난 2013년 8월 7일 낚싯배 선장 동생인 이 모 씨가 해양경찰청 홈페이지 ‘청장과의 대화방’에 ‘어민들 피를 빨아 먹는 정진헌 경위’라는 허위 민원을 제기 동료 낚시업자인 황 모 씨가 정진헌 경위에게 두 차례 걸쳐 211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기한 것으로 사전에 모의 해경청 본청 청문 경찰관에게 이를 진술했다.

 

해경청은 당시 전례 없이 신속하게 두 명의 감찰관을 창원으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돈을 줬다고 한 황 모 씨와 정진헌 경위를 상대로 대질 조사를 펼쳤으나 정진헌 경위에게 금품을 줬다고 대질조사에 임했던 황 모 씨가 양심의 가책을 받고 전화로 해경 감찰팀에게 전화해 자신이 허위로 진술했다고 했으나 해경 감찰팀은 이를 받아 주지 않고 결국 정진헌 경위를 파면하게 이르게 한 것이다. 

 

당시 해경청의 징계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정진헌 경위는 23년 해경에 몸을 담은 정직한 경찰관이었고, 돈을 줬다고 주장한 황 모 씨는 평소 정진헌 경위가 자신의 불법 행위를 봐주지 않고 단속하는 것에 앙심을 품은 전과 15범의 범죄자로 객관적 입장으로 봐도 황 모 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줄 수 없었고, 이후 황 씨의 진술 번복이 있었다.

 

두 번째 해경청이 황 모 씨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 준다고 하더라도 당시 형사소송법 234조 2항 국무총리 훈령은 공무원이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생각할 때 즉시 고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해경청은 정진헌 경위를 즉시 고발하여야 했다.

 

또한, 해경의 ‘직무 관련 범죄 고발 지침’에도 소속 공무원의 범죄 행위 사실을 확인한 즉시 고발해야 한다. 특히 직무와 관련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이 능동적으로 수수한 후 위법 부당한 처분을 한 경우 반드시 고발해야 한다는 별도 규정까지 두고 있었으나 해경청은 고발 없이 내부 징계를 통해 정진헌 경위를 파면한 것이다.

 

실제로 해경이 징계위원회를 통해 밝힌 파면의 주된 이유가 ‘정진헌 경위가 돈을 받고 과승 위반 단속 사실을 묵인·은폐한 점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으므로 해경의 주장대로라면 정진헌 경위가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으므로 형사 고발이 마땅하다.

 

더구나 정진헌 경위 또한, 낚시업자 황 모 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해 줄 것을 해경청에 요청했으나 해경청이 이를 무시하고, 내부 징계만 한 것을 볼 때 해경청이 내부가 아닌 검찰에서 이 사건을 다루는 것 자체를 꺼렸던 것으로 의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정진헌 경위가 당시 파면 전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을 방문 대화를 녹취했다. 그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서해지방청장인 김 모 치안감과 서해청 청문감사관과의 대화에서 본청의 개입 의혹이 나온다.

 

서해청장인 김 모 치안감이 “근데 남해청에서 원점으로 가 가지고 재조사한다고 그렇게 결정이 났다는데 왜 징계위원회를 해야되냐?”고 묻자  서해청 감사관은 “본청에서 다 내려 줘가지고 본청 지시대로 지금 하고 있거든요”라는 답을 하는 것을 볼 때 치안감 보다 더 높은 당시 고위층의 개입 의혹을 의심할 수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황 씨가 정진헌 경위에게 금품을 줬다는 식당이 2011년 2월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고, 심지어 황 씨가 두 번째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주거지에서도 황 씨의 거주 사실이 없는 등 황 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정진헌 경위가 금품을 받지 않았다며 정진헌 경위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 또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가 황 씨를 또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황 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구나 해경은 항소심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황 씨가 정진헌 경위에게 금품을 줬다고 한 시기를 2011년이 아닌 2012년에 준 것으로 번복한 진술서를 첨부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해경본부가 항소심에 제출한 정진헌 경위의 근무기록지에도 드러나듯 정진헌 경위가 여수엑스포 행사지원을 위해 부산이 아닌 여수 함상에 근무해 부산에 있는 황 씨를 만날 수가 없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지역 토착세력을 단속한 직무에 충실했던 경찰간부 한 명을 죽이기 위해 해경청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항소심 판결도 ‘해경청이 파면처분 등은 징계양정기준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봄이 상당하여 위법하다’고 판시 파면취소를 하라는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2년여의 세월 동안 주위로부터 비리 경찰관이란 멍에를 안고 피폐한 삶을 살았던 정진헌 경위는 다시 복직 후 현업에서 충실히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당시의 깊은 상처로 평온한 삶을 누리지 못한 채 인생에 대한 회의와 옳은 일을 하면 지켜 주리라 믿었던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으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정진헌 경위의 큰딸은 다니던 대학을 그만뒀으며 둘째 딸 또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자유국가 대한민국에 대한 실망감을 안고 살고 있다.

 

이번 소송을 담당한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일이 해경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난감하다”며 “국가가 잘못을 했다면 보상은 당연히 해 줘야 하지만 이런 일에 대해서 우리가 잘 몰라 변호사에 의뢰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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