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동안 전남 서남권이 염원해 온 국립의과대학 유치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송하철 국립목포대학교 총장이 임기를 약 4개월 앞두고 대학을 떠났다.
국립목포대학교는 16일 오후 도림캠퍼스 70주년기념관 청강아카데미아홀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9대 송하철 총장의 퇴임인사 행사를 개최했다. 송 총장은 2022년 12월 취임해 대학 혁신과 지역 상생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전남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에서 목포대가 탈락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이날 공식적으로 퇴임했다.
이날 행사는 재임 기간 주요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과 구성원들의 감사 인사 및 꽃다발 전달, 송 총장의 퇴임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송 총장의 재임 기간 목포대는 2024년 교육부 글로컬대학30 본지정에 이어 2025년 글로컬대학 연차평가에서 전국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S등급을 받았으며, 국립대학육성사업 교육혁신 분야에서도 S등급을 받았다. 전남도립대학교와의 통합을 통해 전문학사부터 박사과정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했고, 해양·에너지·AI 분야 연구와 산학협력 기반도 확대했다.
그러나 송 총장의 마지막 임기는 전남 국립의대 유치 문제와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8월 30일 전남연구원의 심사를 거쳐 국립순천대를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으로 선정하고 교육부에 추천했다. 목포대는 순천대와 불과 1.30점 차이로 탈락했다며 평가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송 총장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부지 확보와 교육병원 건립 계획, 심사위원 구성 등을 거론하며 재검증을 요구했다.
목포대는 지난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상대로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추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한 상태다. 현재 전남 국립의대 후보 선정 문제는 법적 판단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 송 총장의 퇴임사는 의대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최근까지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선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대 후보 선정 문제를 퇴임사에서 직접 언급하기보다 대학 구성원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퇴임사와 행사장 분위기에서는 송 총장이 총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이루고자 했던 서남권의 오랜 숙원을 완성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과 무거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송 총장은 최근 교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어려운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시고 최선을 다해 주신 교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헌신과 노력이 값진 결실을 만들어 냈다”며 “여러분의 헌신과 저력이 우리 대학이 다시 힘차게 나아갈 가장 큰 힘”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송 총장에게 전남 국립의대 유치는 단순히 한 대학의 숙원사업을 넘어 서남권 지역의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과제였다. 실제 송 총장은 후보 선정 결과가 나온 직후 평가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재검증을 요구했고, 결국 의대 유치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이날 퇴임은 대학 혁신과 통합이라는 성과를 뒤로하고 떠나는 총장의 이임식인 동시에, 자신이 마지막까지 해결하고자 했던 서남권의 36년 숙원을 이루지 못한 채 대학을 떠나는 자리라는 의미도 남겼다.
목포대 구성원들에게는 글로컬대학 선정과 대학 통합 등 굵직한 변화를 이끌었던 총장으로 기억되겠지만, 지역사회에는 ‘전남 국립의대 유치’라는 마지막 과제를 남긴 총장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송 총장이 떠난 뒤에도 전남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목포대가 제기한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둘러싼 논의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