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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서남권 8개 단체장이 국립의대 추천안 즉가 반려 공동입장문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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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대학 간 부지 확보 공방을 넘어 심사의 법적 근거와 평가 기준 자체의 적정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목포·해남·영암·무안·함평·완도·진도·신안 등 전남 서남권 8개 시·군 시장·군수는 9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무안청사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교육부에 제출한 국립의대 후보대학 추천안의 전면 재검토와 반려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언론사들의 취재 열기로 브리핑룸이 가득 찼으며, 공동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8개 시·군 단체장들은 공동입장문을 통해 이번 심사 과정에서 위법성과 불공정성이 의심되는 여러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주요 쟁점은 ▲법정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부지를 소유한 대학과 부지를 소유하지 않은 대학을 동일하게 평가한 점 ▲공유재산법상 건물 신축이 가능한지 논란이 있는 무상임대 부지를 적격한 것으로 평가한 점 ▲당초 핵심적으로 고려돼야 할 ‘지역 내 의대 신설 필요성’ 항목이 평가에서 제외된 점 ▲심사위원 구성에서 전문성·공정성·객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특히 서남권 단체장들은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대 설립 부지 조건을 동일하게 평가한 것이 과연 타당했는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난달 30일 전남연구원의 심사를 거쳐 순천대를 국립의대 후보대학으로 선정했지만, 양 대학의 점수 차이는 1.30점에 불과했다.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았다.
서남권 단체장들은 특히 순천대가 의대 설립 부지로 순천시 소유 토지를 무상 임대하는 계획을 제출한 반면, 목포대는 의대 설립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8개 시·군은 순천대가 소유 부지 없이 시유지 무상임대 협약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며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본질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부지 확보 문제 그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본지는 단체장들의 공동입장문 발표 직후 첫 질문에서 “국립의대 설립과 관련한 부지 확보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교육부가 아닌 전남도가 의대 심사를 진행한 법적 근거는 무엇이며, 교육부가 당초 제시한 심사항목이 8개였는데 왜 전남연구원이 이를 5개로 축소해 임의로 평가했는지를 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성휘 목포시장은 8개 시·군 단체장을 대표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전남도가 의대 심사를 한 것은 교육부 장관이 답해야 하고, 평가항목이 8개에서 5개로 축소된 것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답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는 이번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논란의 핵심이 단순히 ‘목포대냐 순천대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즉, 국가가 추진하는 국립의대 설립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어떤 법적 권한과 근거를 가지고 심사를 주도했는지, 또 당초 제시된 평가기준을 어떤 절차를 통해 변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심사는 전남연구원에 의해 진행됐으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달 30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순천대를 후보대학으로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따라서 앞으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지의 적법성 여부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심사 주체와 법적 근거, 평가항목의 설정 및 변경 과정, 평가위원 구성, 각 대학의 평가 결과와 배점 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강성휘 시장은 다른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중앙정부 역시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놓았다.
강 시장에 따르면 김원이 국회의원이 교육부 장관에게 이번 국립의대 심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재의 추천안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교육부 장관도 논란이 있는 추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고, 목포대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결과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목포대는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한 상태이며, 정부 의대설립추진기획단 역시 순천대의 의대 부지 확보계획과 관련한 추가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사안이 이미 지역 대학 간 갈등을 넘어 정부의 최종적인 국립의대 설립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눈에 띈 것은 목포시를 비롯해 해남·영암·무안·함평·완도·진도·신안 등 8개 시·군 단체장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각 지자체의 부단체장과 주요 국장급 관계자들까지 대거 참석하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서남권 지방정부의 위기감과 공동 대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 특정 대학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과 생명·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역의 핵심 현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자리였다.
서남권 단체장들은 잘못된 추천안을 바로잡는 것이 36년간 의료소외를 겪어온 서남권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이며, 60여만 서남권 지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의대는 한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적 사업이다. 더욱이 전남의 경우 오랫동안 의대가 없는 지역의 의료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돼 온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선정 과정 역시 어느 지역이나 대학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이번 논란을 단순히 목포와 순천 간 지역갈등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문을 충분히 해소하지 않은 채 추천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그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내부의 동서 갈등을 더욱 키울 뿐 아니라, 결국 중앙정부까지 갈등 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본래의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의료취약지역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있다. 그런데 후보 선정 과정의 불공정성 논란으로 지역 간 갈등이 확대된다면 이는 사업의 본래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누가 심사했는지?, 어떤 법적 근거로 심사했는지?, 어떤 평가항목을 적용했는지?, 왜 평가항목이 변경됐는지?, 평가위원은 적정하게 구성됐는지?, 각 대학의 계획이 법적·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를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 모든 자료와 판단 근거를 지역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남 서남권 8개 시·군 단체장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한 정치적 공동행동이 아니다. 국립의대 설립이라는 국가적 사업이 잘못된 심사로 인해 지역 간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을 막고, 서남권 주민들의 의료권을 지키기 위한 공동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번 논란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행정력은 물론 중앙정부의 행정력까지 지역 갈등을 수습하는 데 소모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역 간 반목과 불신이 깊어지고,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립의대는 어느 지역의 승패를 가르는 사업이 아니라 전남 도민 전체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국가적 사업이다. 그렇다면 후보대학 선정 역시 어느 지역도 결과를 미리 정해놓았다고 의심할 수 없을 만큼 공정해야 한다.
이날 서남권 8개 시·군 단체장들의 공동 대응은 바로 그 출발점에서 “처음부터 다시 공정하게 살펴보자”는 요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