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해외 수출상담회 성과를 발표하면서 실제 수출계약이 아닌 수출상담액과 협의액을 마치 가시적인 수출성과인 것처럼 제시하는 홍보 관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통합특별시는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광주전남지원본부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농수산식품 수출상담회 및 판촉행사를 열고 총 89건, 931만 달러 규모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24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또 이 가운데 521만 달러가 수출협의로 이어졌으며, 10만 달러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홍보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실제 수출계약이나 수출실적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출상담은 바이어와 제품과 가격, 물량, 거래조건 등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다. 상담이 끝났다고 계약이 체결되는 것도 아니며, 수출협의 역시 향후 거래 가능성을 논의하는 과정이다. MOU 또한 양측의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협약이지 일반적인 의미의 수출 매매계약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런데도 ‘931만 달러’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보도자료의 앞부분에 내세우면 일반 시민들은 이를 실제 수출이 성사된 금액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행사에서 실제 수출계약이 얼마 체결됐고, 실제 선적이나 수출로 이어진 금액이 얼마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상담회 자체가 의미 없다는 것은 아니다. 지역 기업들이 현지 바이어를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것은 향후 수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이번 행사 역시 전남광주지역 농수산식품 기업 10개사가 참가해 현지 바이어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고, K3마트 5개 지점에 제품을 입점시켜 약 한 달간 판촉·판매를 진행했다. 자카르타 대형 쇼핑몰인 코타카사블랑카에서도 김과 김치, 차류, 유자차 등 지역 제품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오히려 이런 현장의 실질적인 반응이 시민들에게 더 필요한 정보다. 어떤 제품이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는지, 실제 판매량은 어느 정도였는지, 바이어들이 어떤 평가를 했는지, 상담 기업 가운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곳은 어디인지 등을 공개하는 것이 ‘931만 달러 상담’이라는 숫자를 내세우는 것보다 훨씬 투명한 성과 공개 방식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정남진장흥표고가 바이어와 10만 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면, 이 역시 ‘MOU 체결’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향후 실제 계약과 수출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해 공개하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해외 박람회와 수출상담회가 끝날 때마다 상담액을 합산해 수백만 달러, 수천만 달러의 성과를 내세우는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상담은 상담으로, 협의는 협의로, MOU는 MOU로, 계약은 계약으로, 실제 수출은 수출실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특히 국민과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해외시장 개척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행사에 얼마를 들였고, 몇 건을 상담했으며, 상담액이 얼마였는지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실제 계약과 수출로 이어진 금액이 얼마인지 사후 결과까지 공개해야 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수출상담 931만 달러’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중 실제로 얼마가 계약됐고 얼마가 수출됐느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사업의 성과를 홍보할 때도 숫자를 부풀려 성과를 크게 보이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의 평가, 실제 판매량, 계약 및 선적 실적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 중심의 행정홍보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