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경제
국내
“인기를 위한 지원금보다 재정 정상화”…박성현 광양시장의 솔직한 선택
650억 재정적자 공개하고 추석 전 지급 연기…“포기 아니다, 재정 바로 세운 뒤 임기 내 지급”
기사입력: 2026/09/07 [21:56]   ⓒ widenews.kr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강효근

▲ 박성현 광야시장이 민생경제회복지원금 추선 전 지급 불가를 설명하고 있다


광양시가 민생경제 회복지원금의 추석 전 지급을 연기했다. 시민들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원금 지급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현재 광양시의 재정 상태를 시민들에게 먼저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는 점이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매출 감소와 임대료·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민생경제 회복지원금은 광양사랑상품권 카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지급해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이다. 하지만 광양시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재정을 점검한 결과 약 650억 원 규모의 재정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원금의 필요성이 아니라 지금 광양시가 그 재원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복지와 안전, 도시 기반시설 유지 등 시민 생활에 직결되는 필수 사업은 물론 국·도비 보조사업에 따른 시비 부담까지 고려하면 시가 당장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지원금을 드리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현재 광양시에 가장 시급한 일은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재정 적자에서 벗어나 시 재정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채를 발행해 지원금을 마련하는 방안 역시 검토했지만 현재의 재정 여건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시민에게 현금을 지급하거나 지역화폐를 제공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 쉬운 정책이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재정 여건을 따지기보다 당장 시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라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재정은 한 번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지출은 내일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고, 무리한 사업이나 지원금 지급은 결국 다른 필수 사업의 축소나 지방채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박성현 시장이 선택한 것은 당장의 인기보다 광양시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우선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시민들의 눈치를 보며 지원금 지급을 미루는 이유를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광양시가 처한 재정 상황을 공개하고 왜 지금 당장 지급하기 어려운지를 직접 설명했다. 시민들에게 듣기 좋은 말보다 듣기 불편한 현실을 먼저 알리고 이해를 구한 것이다.

 

물론 추석을 앞두고 지원금을 기대했던 시민들에게는 아쉬운 결정일 수밖에 없다. 박 시장 역시 이를 인정하며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한 가지는 분명히 했다. 민생경제 회복지원금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양시는 올해 남은 기간 추가적인 재원 확보 가능성을 계속 살피고, 재원이 마련되면 연내 지급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지급이 어려울 경우에는 내년 이후 재정 여건을 고려하거나 재원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특히 “민생경제 회복지원금은 시 재정을 책임 있게 정상화한 뒤 제 임기 안에 반드시 시민 여러분께 지급하겠다”며 지급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지급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지금은 지급할 수 없지만 재정을 정상화해 반드시 지급하겠다’​는 데 있다.

 

지방자치의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는 시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역할이 시민이 원하는 것을 언제나 즉시 제공하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민에게 불편한 현실을 설명하고, 당장의 요구를 감수하면서 미래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 역시 지방자치단체장의 중요한 책임이다.

 

특히 재정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를 외면한 채 새로운 재정사업을 계속 확대한다면 당장은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부담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지금 당장의 인기를 얻기 위해 미래의 재정을 희생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의 아쉬움을 감수하고 도시의 재정부터 바로 세울 것인가? 박성현 시장은 후자를 선택했다.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를 의식해 시민의 요구에 무조건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임기 동안 책임져야 할 재정 상태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명하는 것 역시 지방자치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광양시가 앞으로 실제로 재정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고, 약속한 민생경제 회복지원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해 시민들에게 지급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적어도 이번 기자회견에서 박성현 시장이 보여준 것은 당장의 인기를 위해 재정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시민에게 현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정의 모습이었다.

 

지원금을 주지 못한 것을 변명하기보다 왜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한 것, 그리고 포기가 아니라 재정 정상화 이후의 지급을 약속한 것. 지방자치가 시민의 표를 얻는 정치만이 아니라 시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행정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박성현 시장의 이번 선택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한번쯤 돌아볼 만한 사례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제25화 광양 매회축제장에 만발한 매화꽃이 관광객의 시선을 잡고 있다.
메인사진
박수현 의원 , ‘ G3 도약을 위한 AI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 국회토론회 ’ 개최
메인사진
[서평] 새롭게 도래할 민주주의 – 『시민의회로 가는 길』
메인사진
[포토] 베트남 청년들의 땀방울, 상주 캠벨포도에 생명을 불어넣다
메인사진
남수단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 묘지 앞에서
메인사진
지리산 한신계곡 가내소 폭포 절경
메인사진
계룡산 삼불봉에서 관음봉 가는 길 풍경
메인사진
함평군이 독서문화 정착 위한 휴가지 책 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메인사진
목포의 맛을 느끼다...원도심 선창가 식당의 아귀수육이 입맛을 자극한다
메인사진
황매산 철쭉이 상춘객을 불러 모은다
메인사진
금오산 대혜폭포의 겨울 위용
메인사진
900M 깍아지른 절벽에 자리한 금오산 약사암 절경
메인사진
새해 이튿날 지리산 천왕봉에 핀 눈꽃
메인사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한다
메인사진
내장산 단풍의 구경에 가을을 맞이한다
메인사진
가을 영암 월출산 기찬랜드에 핀 화려한 국화
메인사진
초여름 곡성 초악산 기암괴석과 들꽃들
메인사진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살랑이는 순천 영화마을
메인사진
국립공원 월출산 아래 만개한 노란 유채꽃
메인사진
대한민국 대표 축제 ‘2017 대한민국 국향대전’절정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