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포시의회 국립의대 선정 정당성 묻는 결의 모습
|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을 둘러싼 목포지역의 반발이 목포대 탈락에 대한 단순한 불복을 넘어 ‘평가 과정의 정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목포시의회(의장 이형완)는 오는 9일 졸속·불공정한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추천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전남 서남권 시·군 및 의회와 연대해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대응에는 무안·신안·영암·함평·진도·완도·해남 등 서남권 의회도 뜻을 함께하고 있다. 각 지역 의회가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성명을 통해 목포시의회와 공동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논란은 특정 대학이나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남 서남권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목포시의회가 강조하는 것은 ‘목포대가 떨어졌으니 다시 선정해 달라’는 요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36년 동안 국립의대 설립을 염원해 온 서남권 주민들의 요구가 이번 선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됐는지, 그리고 후보대학을 결정한 평가가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후보대학이 불과 1.3점 차이로 결정된 만큼, 평가 기준과 배점, 대학별 세부 채점 결과, 심사위원 구성과 평가 과정, 최종 선정 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목포시의회의 문제 제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이 과연 신뢰할 수 있었는가?”
민주주의에서 선거든 행정이든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결과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역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결과는 설령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더라도 시민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동시에 결과의 정당성 역시 중요하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이 지역 주민의 삶과 생명,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히 정해진 절차를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그 결과의 정당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목포시의회의 이번 대응은 ‘재심사를 해 달라’는 요구라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평가였는지를 먼저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 가깝다. 실제로 지역사회에서는 심사 과정과 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립목포대학교 역시 교육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목포시의회는 앞으로 서남권 시·군 및 의회와 함께 공동성명 발표와 기자회견, 정부·국회 건의, 시민사회 연대 등 다양한 공동 대응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형완 목포시의회 의장은 “이번 사안은 어느 지역의 대학이 선정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남 서남권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라며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 선정 과정이라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포만의 목소리로 끝내지 않고 무안·신안·영암·함평·진도·완도·해남 등 서남권 지역민과 함께 하나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졸속·불공정한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반드시 바로잡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국립의대 설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국립의대 신설은 한 대학의 유치 여부를 넘어 지역 의료격차와 주민들의 생명권, 국가 의료정책의 방향과 직결된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해법 역시 어느 지역의 주장이 더 강한가에 따라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평가 기준이 적절했는지, 심사 과정이 공정했는지, 평가 결과가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 검증을 통해 평가의 공정성이 확인된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이다. 반대로 절차와 평가에 중대한 문제가 확인된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 또한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정당성의 회복이다.
결국 목포시의회가 요구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과정과 정당한 결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 논란이 지역 간 갈등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제 정부와 관계기관이 답해야 할 것은 ‘어느 지역의 주장이 옳으냐’가 아니라 ‘국민과 지역 주민이 그 평가 결과를 믿을 수 있도록 충분히 검증했느냐’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