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구입한 공용물품을 교직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중고거래를 통해 처분한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공자산 관리와 교육기관의 청렴성이 도마에 올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지난 6월 발생한 학교 공용물품 사적 유용 및 무단 처분 사안에 대한 감사를 벌여 비위 사실이 확인된 관련자들을 징계하고, 앞으로 공용물품 사적 유용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에 드러난 사례는 단순한 물품 관리 소홀을 넘어선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정보공개를 통해 밝혀 낸 사건을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등을 통해 전남광주 지역 학교 4곳에서 교직원들이 학교 소유 물품을 무단 반출하거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 초등학교 교직원은 학교 소유 노트북 등 정보화 기자재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내다 팔아 약 1,555만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교직원은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부당이익을 환수하고 4,667만 원의 징계부가금도 부과됐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또 다른 중학교에서는 학교 관사에 비치된 제습기를 중고거래로 판매한 사례가 적발돼 견책과 함께 징계부가금 10만 원,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됐다. 이 밖에도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사용되는 레고 등 교육용품과 AI 로봇 등 교육기자재를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하거나 일부를 자택에 보관한 사례도 확인돼 조사가 진행됐다.
학교 공용물품은 사용하지 않는 물품이라 하더라도 개인이 임의로 가져가거나 처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물품의 사적 사용·수익을 금지하는 이해충돌방지법 등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문제는 이 같은 비위가 교육기관 내부의 자체 점검이 아니라 외부 기관의 신고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공용물품 관리 실태를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관내 각급 기관에 공용물품 사적 유용 방지와 이해충돌 예방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각급 기관 감사 때 공용물품 관리 실태를 필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사적 사용이나 무단 처분 등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김대중 교육감은 “교육 현장의 청렴성과 공공성은 어떠한 이유로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공용물품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의 노트북 한 대, 교육용 로봇 하나도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공공재산이다. 특히 교육기자재는 학생들의 학습을 위해 사용되는 만큼 이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공공물품 관리 소홀과는 구별해서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
이번 사건이 단순히 몇몇 교직원의 일탈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공용물품의 취득부터 보관·사용·폐기까지 관리체계를 투명하게 만들고, 학교 구성원 누구도 공공재산을 개인의 소유물처럼 취급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청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학교 공용물품 관리의 허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교육기관에 요구되는 청렴성과 공공성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