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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 의대 탈락, 부실심사 넘어 법적 논란으로…‘공정한 평가였나?’
순천대 ‘부지 기확보’ 자료와 실제 협약 내용 엇박자…건축·시설 전문가 빠진 심사에 부지 점수까지 논란
기사입력: 2026/09/03 [22:38]   ⓒ wid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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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근

▲ 목포의대 실패에 따라 김원이 국회의원 책임을 요구하는 조화가 김원이 의원 사무실 앞에 놓여있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부실심사를 넘어 법적·행정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립순천대학교가 제출한 의대 부지 확보 자료와 실제 순천시와 체결한 협약 내용이 상충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심사 과정에서 핵심 평가자료에 대한 사실확인과 법률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국회의원(전남광주 목포)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부터 제출받은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추진 계획’에 따르면 순천대는 본교의 핵심 강점으로 ‘부지 기확보의 확실성’을 제시했다.

 

순천대는 해당 자료에서 의과대학 교지와 교육병원 부지 15만1,719㎡를 “이미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설립 초기 핵심 과제인 부지 문제를 조기 해결”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별첨 자료인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서’에는 순천대·순천시·순천시의회가 지난 8월 12일 협약을 체결하면서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 확정 시 드라마세트장 주변 부지를 무상임대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이 의원은 이를 근거로 “신청 서류를 접수할 당시 순천대가 해당 부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부지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자료가 사실과 다르다면 심사위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저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목포대학교는 대학이 소유한 목포캠퍼스 부지 15만6,386㎡를 이미 확보하고 있어 별도의 토지 확보 절차 없이 의대 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양 대학의 부지 확보 상태가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평가된 것은 적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 같은 부지 확보 문제에 대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별도의 법률 검토를 실시했는지 여부다. 김원이 의원실의 질의에 통합특별시는 심사전담기관인 전남연구원 확인 결과 “자료 없음”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의대 설립의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인 교지 확보 여부와 관련해 법적 요건과 행정절차를 검토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연 심사 과정에서 양 대학의 부지 확보 상황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사위원 구성도 당초 계획과 달랐다

 

◆ 심사위원의 전문성 문제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남연구원이 마련한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추천 세부 운영방안’에는 심사위원 8명을 5개 전문영역으로 균형 있게 구성하도록 했다.

 

전문영역은 ▲의학교육·평가인증 2명 ▲의료인력·교원 2명 ▲국립대병원 운영·병원건립 2명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 1명 ▲대학설립·학사행정 및 재정 1명이다.

 

특히 국립대병원 운영·병원건립 분야에는 국립대병원 원장이나 기획조정실장, 대학병원 건립 총괄 경험자와 함께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실제 위촉된 8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7명이 의과대학 교수이고 1명이 재정 컨설턴트였으며, 당초 계획에 포함됐던 의료시설 설계·건축 전문가는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와 대학병원 건립에 필요한 부지의 적정성과 법적 확보 여부, 병원 건축 및 시설계획 등을 평가해야 하는 심사에서 관련 전문가가 빠졌다면 심사위원 구성 자체가 당초 세운 전문성 확보 원칙에 부합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부지 확보’ 점수는 왜 거의 같았나?

 

실제 채점 결과 역시 의문을 낳고 있다. 통합특별시가 제출한 8명의 심사위원 채점표를 보면 ‘부지·위치 확보의 확실성’ 항목은 5점이 배점됐는데, 무려 5명의 심사위원이 목포대와 순천대에 동일한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 역시 양 대학에 불과 0.5점 차이의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는 대학 소유 부지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반면, 순천대의 경우 시유지를 향후 무상임대하기로 한 협약이 핵심 근거라면 두 대학의 부지 확보 상태를 사실상 비슷하게 평가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요구된다.

 

특히 순천대의 부지 확보가 관련 법령상 ‘교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의 법률 검토에서도 교지 확보는 단순한 사용 의향이나 협약 체결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이 요구하는 소유 또는 적법한 권원 확보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순천대의 협약이 실제 의대 설립을 위한 법적·행정적 부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는지, 그리고 이를 근거로 부지 확보 점수를 부여한 것이 관련 법령과 평가기준에 부합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1시간 30분 심사로 36년 염원을 결정했나?”

 

심사 과정 자체도 졸속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8월 27일에야 구성됐으며, 별도의 사전심사 없이 8월 30일 현장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서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36년 동안 전남 서남권 주민들이 요구해 온 국립의대 신설 후보를 결정하면서, 심사위원들이 불과 며칠 전에 구성되고 현장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방대한 자료를 검토해 평가했다면 심사의 충분성과 객관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히 목포대가 순천대에 패했다는 지역 간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정해진 평가기준이 실제 심사에서 제대로 적용됐는지, 제출된 자료에 대한 사실확인이 이뤄졌는지, 법적 요건을 검토할 전문성이 확보됐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공정한 평가였는지에 있다.

 

◆ 목포대·동문회·시민사회까지 “재검토” 요구

 

논란이 확산되면서 목포대와 지역사회도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목포대학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목포경실련은 심사위원 8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전남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목포대 총동문회 역시 성명을 내고 1990년 이후 36년 동안 대학병원 부지를 준비해 온 목포대를 외면하고 단순한 인구나 세수 논리로 의료취약지 해소라는 국가적 책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의 문제 제기는 목포대 탈락 자체를 넘어 평가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민형배 통합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통합특별시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 의대 문제, 군공항 이전에도 영향을 미칠까?

 

이번 사태의 파장은 국립의대 문제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목포대학교 본부가 위치한 무안군 역시 이번 의대 선정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좋은 것은 다른 지역에 주고, 부담이 되는 것은 무안이 떠안으라는 것이냐”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무안군과 주민들의 협조가 중요한 상황에서 이번 국립의대 선정 과정에 대한 불신이 지역사회에 확산될 경우 군공항 이전 논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이제 필요한 것은 ‘수용’이 아니라 ‘검증’이다.

 

이번 국립의대 후보 선정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대학의 선정 결과를 무조건 뒤집자는 주장이 아니다.

 

공정한 평가였다면 그 평가가 왜 공정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면 된다. 반대로 제출자료의 사실관계가 잘못됐거나, 법적 요건에 대한 검토가 없었거나, 당초 계획했던 전문위원이 참여하지 않았거나, 심사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다면 그 역시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에 필요한 교지 확보라는 핵심 평가항목이 법률적으로 적법하게 검토됐는지는 이번 사태의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36년 동안 국립의대 설립을 요구해 온 서남권 주민들에게 이번 결과는 단순한 대학 간 경쟁의 패배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믿었던 시민들이 이제는 “처음부터 평가가 공정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부지 확보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 과정과 심사자료의 사실확인 여부, 심사위원 구성의 적정성, 채점 기준과 점수 산정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번 논란을 단순한 지역 갈등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국립의대라는 국가적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이 법과 원칙, 객관성과 공정성에 따라 진행됐는지를 검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검증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는 것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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