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출처-신정훈 의원) ©강효근
|
국내에 보급되는 태양광 모듈의 중국산 비중이 70%에 육박하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모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정부 지원을 통해 국산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 소재와 부품부터 셀·모듈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공급망과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단순한 가격경쟁으로 국내 기업이 중국 업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별 태양광 모듈 보급량 및 비중’ 자료에 따르면, RPS 설비확인 기준 2025년 국내 태양광 모듈 보급용량 3,753MW 가운데 중국산이 2,601MW로 69.3%를 차지했다. 국산은 1,152MW로 30.7%에 그쳤다.
문제는 중국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국내 태양광 모듈 보급량은 3,311MW였으나 2025년에는 3,753MW로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모듈은 1,932MW에서 2,601MW로 34.6% 증가한 반면, 국산은 1,379MW에서 1,152MW로 16.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비중은 2024년 58.36%에서 2025년 69.30%로 1년 만에 10.94%포인트 상승했다. 장기적으로도 국산 모듈의 시장 비중은 2019년 78.4%에서 2025년 30.7%로 크게 낮아졌다.
신정훈 의원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시장만 확대하고 산업 기반을 외국에 내주는 방식이어서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최근 정부가 국내 태양광 제조 공급망 경쟁력 회복을 위해 생산량에 비례해 세금을 공제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면서 국내 태양광 제조업과 관련 기반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중국산을 대신할 국산 제품을 늘리는 정책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가격경쟁만으로는 승산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은 원재료와 핵심 부품, 셀, 모듈 등 생산 전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까지 감수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정부 지원만을 바탕으로 중국 제품보다 비싼 제품을 생산한다면 국내 시장에서조차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필요한 것은 ‘국산이냐 중국산이냐’라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중국 제품으로는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발전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혹독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 설치와 유지보수가 쉬운 모듈과 시스템, 제품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 등이 국내 태양광 산업이 집중해야 할 분야다.
특히 태양광 발전은 모듈 하나의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없다. 설치비와 유지관리 비용, 발전량, 발전효율, 수명, 고장률 등을 모두 합산한 전체 발전비용이 중요하다. 국산 제품이 초기 구매가격에서는 중국산보다 비싸더라도 장기간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도 중국처럼 특정 제조업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가격경쟁을 벌이는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산업구조에서는 기업의 생존을 정부가 직접 보장하기보다 연구개발과 기술혁신, 실증사업, 고효율 제품 개발, 소재·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기업이 스스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신정훈 의원은 “계속 중국 등 외국에 의존한다면 국내 태양광 제조업과 관련 기반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며 “모듈 제조부터 설비 설계·시공까지 원천기술과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국내 기술개발과 투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의 과제는 단순히 중국산 모듈의 국내 점유율을 낮추는 데 있지 않다. 중국보다 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국 제품보다 더 많이 발전하고, 더 오래 사용하며, 더 쉽게 설치·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의 핵심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내 산업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인위적으로 나누기보다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국내 기업을 키우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