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상성특별위원회 위원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가 800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팹(Fab) 4기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상설특별위원회(이하 반도체 특위)'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위 출범 자체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용수와 전력, 교통망, 인재 양성, 교육, 주거, 문화, 의료 등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가적 메가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형 사업을 의회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점검하기 위한 상설특위 구성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상설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을 의결하고 위원장에 김성일 의원(해남1), 부위원장에 한귀례 의원(광산1)을 각각 선출했다.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반도체 특위는 기존처럼 일정 기간만 운영되는 한시적 특별위원회가 아니라 상설특별위원회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단기간에 끝날 사업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될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위는 앞으로 산업단지 조성, 군공항 이전, 광역교통망 구축, 용수와 전력 공급, 전문인력 양성, 재정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정부와 국회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지원을 건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특위의 출범만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정치사를 돌아보면 국회와 지방의회는 수많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왔다. 출범 당시에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활동이 흐지부지되거나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된 사례도 적지 않다.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특위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특위가 기존 특위들과 다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회의 횟수나 현장 방문 실적이 아니라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 정부 지원 확보,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특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무엇보다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은 세계 기술 경쟁과 공급망, 국가 산업정책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고도의 전문 분야다. 단순히 집행부의 보고를 듣고 질의하는 수준으로는 정책을 선도하기 어렵다. 의원들 스스로 산업과 기술, 경제를 꾸준히 공부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또한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경제단체,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개방형 특위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식견과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와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미래를 좌우할 역사적 프로젝트다. 의회의 역할 역시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반도체 특위가 '요란한 수레'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시민들이 기억하는 성공한 특별위원회로 남을 것인지는 앞으로의 활동에 달려 있다.
특위의 진정한 성과는 화려한 출범식이나 보도자료가 아니라 의원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 그리고 전문가와 시민의 지혜를 얼마나 정책으로 연결해 내느냐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는 의회다.